軍원로-김근태 의장, 팽팽한 긴장속 면담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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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를 방문한 군 원로들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태 성우회장, 김근태 의장, 김성은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를 방문한 군 원로들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태 성우회장, 김근태 의장, 김성은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대통령 문제는 행정부에 가서 말해 달라. 당과 관련된 것만 말해 달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23일 서울 영등포 당사로 찾아온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이 “(전시작전통제권 논란과 관련해) 윤광웅 국방부 장관을 해임하면 된다고도 생각했지만 결국은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얼굴 표정이 달라지며 말을 잘랐다.

전직 국방장관 등 군 원로 9명과 함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김 의장을 면담하러 온 김 전 총장이 “내가 이야기하는 걸 좀 들어보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그렇게 말하시면 결례”라며 “전직 장관과 장군을 모신 것은 나름대로 고심하시는 것을 존중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대화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 같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 의장과 군 원로들의 이날 대화는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다.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이 “정치적 인기영합주의로 국정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정치 논리에 국가안보를 이용하면 위험천만하다”고 말하자 김 의장은 “당에 오셔서 그렇게 정치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시면 안 된다. 그러지 마시라”고 즉각 반박했다. 박 회장의 말이 계속되려 하자 김 의장은 “이쯤 하시고, 시간이 너무 없다”고 대화를 끊었다.

김 의장과 논쟁을 벌였던 김 전 총장은 면담을 끝내면서 “고의로 그런 게 아니니 잊어 달라”고 사과했으나 김 의장은 “안 만나도 아무 상관이 없었으나 만난 것은 성의 때문이다. 성의로 만나면 대화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한편 열린우리당 소속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은 면담 도중 전시작전권 환수 배경을 설명하며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북한을 수복하는 주체가 어디가 되는가의 문제도 있다. 북한을 컨트롤하는 주체가 미군이 되는 것과 한국군이 되는 것에는 큰 차가 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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