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경위=군 당국에 따르면 10일 0시부터 오전 1시까지 동료 박 상병과 부대 외곽 경계근무를 마치고 내무반으로 들어오던 이 이병은 대대 지휘통신실 앞에서 총기와 실탄, 공포탄을 반납하던 도중 갑자기 박 상병에게 실탄 1발을 발사했다.
이 이병이 K2 소총과 실탄 10여 발을 들고 부대 뒷산 방향으로 달아나자 육군은 가평군 일대에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병력 1000여 명을 투입해 이 이병을 추적했다.
이 이병은 이날 낮 12시 40분경 부대 인근인 가평군 상면 상동리 육군 모 부대 뒤편 야산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태다. 이 이병이 발견되기 20여 분 전에 부근에서 총성이 들렸다.
모 전문대를 다니다 5월 9일 입대한 이 이병은 6월 소속부대에 배치됐으며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다.
총상을 입은 박 상병과 김 병장은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심장과 가까운 왼쪽 어깨에 관통상을 입은 박 상병은 오전 4시 45분경 과다 출혈로 사망했고 왼쪽 팔에 관통상을 입은 김 병장은 치료를 받고 있다.
육군수사단 제3지구대는 사건 발생 경위와 이 이병의 범행 동기에 대해 부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염불 총기 사건 대책=총기 탈취 및 탈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군 당국은 각종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6월 19일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 전방 감시소초(GP)에서 총기 난사로 8명의 장병이 희생되자 국방부는 법무관리관실 내에 인권팀을 신설하는 등 병영 문화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군내 구타·가혹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해서라도 이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이 이병의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병영 문화에 아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이병 소속부대는 이 이병이 탈영한 사실을 1시간이 지나도록 경찰에 알리지 않는 등 초동조치를 소홀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가평경찰서는 청평 군경 합동근무소의 전경에게서 보고를 받고서야 비로소 탈영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1시간 10여 분이 지난 오전 2시 27분경에야 기동타격대를 배치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