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간담회 결과 아전인수 해석

열린우리당과 청와대는 6일 청와대 오찬 회동 결과를 두고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던 당 측이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데 확실하게 동의했다는 데 일차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 말로 갈수록 청와대에 대한 여당의 인사 개입 및 정책 수정 요구가 강해지는 게 역대 정권에서의 경험칙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인사권 존중’ 합의는 향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또 노 대통령이 탈당 불가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유지를 확실히 천명한 데 대해 당 측이 대체로 동의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향후 당-청 관계 등 정국 운영에서 당에 휘둘리지는 않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견해는 다르다. 김근태 의장은 7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당이 전하는 말을 경청하겠다는 대통령 말씀도 중요한 진전”이라며 “당 생각을 대통령도 충분히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당의 입장에서 다 했다. 오해를 풀었다”고까지 했다.

노 대통령이 당의 의견을 듣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최소한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안전장치는 마련했다는 설명인 셈이다.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에 대해 당의 의사를 전달하고 견제할 수 있는 구체적 장치로 ‘당-정-청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만큼 이를 통해 청와대에 대해 지속적으로 할 말을 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여권은 이날 비공식 협의를 통해 청와대 간담회에서 합의된 ‘당-정-청 협의체’를 한명숙 국무총리, 열린우리당 김 의장 및 김한길 원내대표,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여하는 4인 협의체로 하고 8일 오후 3시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