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대표 주재 상견례에 이재오 최고위원 불참

  • 입력 2006년 7월 12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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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신임 대표 주재로 12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상견례를 겸해 열린 첫 지도부회의에 이재오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최고 위원은 이날 당사 대신 지방으로 향했다. 이번 주말까지 당무를 보지 않고 구상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한다.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서 강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2위를 차지한 이 대표의 당무 거부는 색깔론 시비, 대권 주자의 대리전 논란으로 얼룩진 경선의 상처가 예상보다 깊고, 또 오래갈 것임을 예고한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지방 행에 앞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강 대표 및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털어놨다. 그는 "이런 지도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 선다"며 "(대리전 논란은) 저쪽이 다 공작한 것으로 '박심'(朴心·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을 자극하고 박 전 대표도 노골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전당대회에서 정견 발표할 때 박 전 대표가 자리를 뜬 것은 연설 방해 행위"라며 "내가 원내대표 할 때 그렇게 잘 모셨는데 배신행위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의 측근은 "이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이념문제로 자신을 공격한 측에 대해 '남민전 사건 운운하지만, 이미 무혐의 판결이 났고 검증이 끝난 사안인데 어떻게 10년간 당 고위간부를 지낸 동지를 색깔론으로 공격할 수 있느냐'며 배신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 최고위원을 지원했다는 논란에 시달린 이명박 전 시장 측도 불만이기는 마찬가지. 이 전 시장 측 관계자는 "강 후보 측이 하지도 않은 지원설을 주장하며 경선을 대리전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이번 전당대회 결과가 대권경선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 평상행보를 할 계획이다.

이 전 시장은 21~23일 고향(경북 포항)을 방문한 뒤 8월부터 공식적인 대외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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