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미사일발사, 다른 나라들 협박하는 도발행위"

  • 입력 2006년 7월 5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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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30주년 독립기념일이자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오후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급보(急報)가 날아들었지만,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기민하게 대응했다.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와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다소 들떴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긴장 국면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과의 긴밀한 공조 체제로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왔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후 2시 33분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미사일이 추가 발사될 때마다 계속 알렸다.

보고를 받은 부시 대통령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해들리 보좌관을 불러 대응책을 논의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참모들은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준비된 조치들을 즉시 행동에 옮겼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오후 6시경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북한이 다시 고립을 자초했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의 첫 공식 입장이었다. 그는 세 번째로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이 실패로 끝난 사실을 지적하며 외교적 공세도 취했다.

유엔에서는 이날 오후 존 볼턴 대사가 안전보장이사회 국가들과의 비공식 협의를 시작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스노 대변인과 해들리 보좌관은 오후 6시 반부터 전화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24~48시간 내에 취할 대응책 등을 설명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밤부터 한국, 중국, 일본의 외무장관과 전화로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포함한 대응책 협의에 들어갔다.

백악관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다른 나라들을 협박하는 도발행위"라고 규정한 뒤 "우리 스스로와 동맹의 보호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힌 공식 입장을 이날 밤 늦게 공개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5일 낮 한 중 일 정부 관계자들과 직접 실무 협의를 갖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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