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 유예선언 지켜라” 부시, 北에 강경 메시지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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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1999년 북-미 간 합의인 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발사 유예 등 북한이 과거 우리와 합의한 사항들을 준수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을 ‘불투명한 정권(non-transparent regime)’으로 지칭하면서 “불투명한 정권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람들은 위기감을 느끼기 마련”이라며 “이는 국제사회 규범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대(對)북한 전략 중 하나는 북한이라는 불투명한 정권과 상대하는 데 다른 나라를 끌어들여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임을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의 유럽 방문을 수행 중인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북-미 간 직접대화에 대해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가 6자회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이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그동안 중국, 일본과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해) 대화해 왔다”며 “중국이 책임감을 갖고 나선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도 우라늄 농축 중단의 대가로 제시한 서방 측 인센티브 제안의 수용 여부를 ‘수개월이 아니라 수주 안에’ 답변을 내놓으라고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앞서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20일 “이른바 모라토리엄(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은 조미(朝美)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며 “일부에서 우리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모라토리엄 선언 위반이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 차석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이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미국과의 대화를 제의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20일 북한 해역 쪽에 해군 탐지선을 배치하는 한편 필요 시 대응 조치를 위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실제 MD 시스템으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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