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기강 해이?” 韓총리 주재회의에 장관 10명 불참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2분


코멘트
한명숙(사진)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회의에 당연히 참석해야 할 관계부처 장관들이 ‘다른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한 것과 관련해 내각의 기강이 이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한 총리가 주재한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위원회’에는 당연직 위원인 장관 15명 중 10여 명이 불참하고 대신 차관급을 참석시켰다.

이에 대해 총리실 측은 “장관이 부득이하게 회의에 불참할 경우 차관 등을 대신 참석토록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며 “이는 한 총리 들어서 생긴 일이 아니며, 이해찬 전 총리 때도 있었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 때는 주요 회의에 2, 3명의 장관이 사정상 불참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한꺼번에 10여 명이 불참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 관계자는 “지방선거 기간이라 총리가 당정협의는 물론이고 가능한 한 관계 장관회의도 열지 않았고, 회의를 열더라도 장관들의 참석을 독려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순방 중인 한 총리와 조제 소크라트스 포르투갈 총리가 9일 회담을 예정보다 30여 분 늦게 시작한 것(본보 10일자 6면 참조)은 탑승자 명단 확인 문제로 항공기 이륙이 1시간가량 늦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소크라트스 총리의 요청 때문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 총리실과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회담이 늦어진 데 대해 다른 설명을 하지 않다가 10일 본보 등에 이 내용이 보도되자 뒤늦게 소크라트스 총리가 회담을 30분 늦출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총리를 수행 중인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단에 미리 설명을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총리실과 외교부는 비행기 지연 이륙도 비행기에 탑승할 총리 수행원 2명 대신 엉뚱한 이름이 명단에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측이 총리 수행원과 영문 표기 이름이 유사한 한국인을 같은 자리에 실수로 배정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리의 해외순방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를 준비하는 쪽에서 사전에 철저히 비행기 좌석배치 명단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행기의 지연 이륙으로 한 총리는 포르투갈 공식 방문의 첫 일정인 카바쿠 실바 포르투갈 대통령 예방시간에 23분이나 늦었고, 이 때문에 면담시간이 8분가량 단축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총리 전용기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 총리의 7일 프랑스 방문 중 에어버스사 시찰을 위해 해당 기업이 제공한 35인승 전용기 탑승자 명단이 탑승 직전 바뀐 게 아니라 한 총리 순방 4일 전에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명단에서 빠진 비공식 수행원들은 7일 탑승이 이뤄지기 직전에야 자신들의 명단 교체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고 한다.

리스본(포르투갈)=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