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 입력 2006년 5월 2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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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1일 실시한 본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23일 한나라당에 비해 지지율이 사상 최대치인 22%포인트까지 뒤진 것으로 나오자 열린우리당은 충격에 빠졌다. 본보를 포함해 이날 발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전국적으로 우세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난 한나라당은 역풍을 경계하는 가운데 남은 선거 기간에 대전, 제주 등 경합지역의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 우리당, “이럴수가…”

열린우리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제는 돌파구고 전략이고 소용없는 것 같다”는 한숨이 나왔다. “어서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체념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 논란, 정계개편 가능성 등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한 당직자는 “열린우리당 간판이 먹히지 않는 것이 증명된 만큼 ‘헤쳐 모여식’의 정계개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본보 조사결과 당 지지도 차보다 훨씬 큰 32.4%포인트 차로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조사된 강금실 후보 측도 “후보들에 대해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강 후보가 22일 “열린우리당이 2월 전당대회 끝나고 한 게 뭐가 있느냐”며 당과 ‘거리두기’를 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염동연 사무총장은 23일 KBS 라디오에서 강 후보를 겨냥해 “당이 어려워지니까 심지어 당 후보들까지 지도부를 공격하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과연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도 생각하면서 발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염홍철 후보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에게 급격히 추격당하고 있다는 대전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다”며 적극 방어하고 있다.

박병석 대전시당위원장은 “상당수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염 후보가 2위 후보에 대해 15∼20%포인트의 큰 차로 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당선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에게 20%포인트 이상으로 뒤지다가 본보 여론조사에서 14.4%포인트 차로 격차를 줄인 것으로 조사된 진대제 후보 측은 “해볼 만하다. ‘경제 지사’라는 메시지가 확실하게 먹히고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한나라 “이럴수록…”

한나라당은 24일 대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기로 하는 등 대전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 추세로 볼 때 대전에서 막판 대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대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밤 대전을 방문해 박성효 후보를 만났다.

입원 중인 박근혜 대표가 가장 먼저 대전의 선거 상황을 챙길 정도로 대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 지역 당 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론조사 결과 1위 후보를 오차범위 이내로 추격한 것으로 나타난 현명관 제주지사 후보의 지원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우선 제주 출신 원희룡 최고위원을 지원연사로 고정 배치했다. 선거 막판이 되면 지도부가 총출동하거나 박 대표의 건강이 좋아질 경우 박 대표가 직접 제주 지역을 방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서울 25개 구청장 ‘싹쓸이’ 가능성 등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세를 전망하는 보도가 즐겁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당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방심해선 안 된다. 지지층의 결집력이 이완되면 상황이 확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 측은 진대제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다소 좁혀진 것으로 조사된 데 대해 “자체 조사로는 특별한 추세 변화가 없다.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워낙 낮아 진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한계가 있다”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민주“전북 분위기도 좋아져” 민노 “당지지율 2~3%P 상승”

민주당은 광주시장 및 전남지사 선거에서의 압도적 우세는 ‘당연한 결과’이지만 전북지사 선거도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훨씬 좋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정균환 전북지사 후보가 열린우리당 김완주 후보를 빠짝 추격하고 있다”며 “남은 선거 기간에 전북에 당력을 집중하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이후 열린우리당의 정당 지지율이 빠지는 대신 민노당의 지지율이 2∼3%포인트 올랐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박용진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견제할 진보 대안 세력으로 민노당이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 변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입장인 것.

민노당은 본보 여론조사 결과 노옥희 울산시장 후보가 2위를 달리고 있고 인천시장 부산시장 광주시장 경기지사 충북지사 전남지사 후보가 10%를 넘거나 근접하는 지지율로 선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전국적으로 10% 이상의 득표도 가능하다는 것이 내심의 기대다.

국민중심당은 여론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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