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김한미양 가족 “탈북자 참상 부시에게 자세히 전할것”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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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에 참석했을 때의 김광철 씨와 부인 이귀옥 씨, 딸 한미 양(왼쪽 사진). 오른쪽은 2002년 5월 8일 중국 선양 일본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 공안에 끌려나오는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한미 양. 당시 두 살이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에 참석했을 때의 김광철 씨와 부인 이귀옥 씨, 딸 한미 양(왼쪽 사진). 오른쪽은 2002년 5월 8일 중국 선양 일본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 공안에 끌려나오는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한미 양. 당시 두 살이었다.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방문을 하루 앞둔 27일 탈북 어린이 김한미(6) 양의 아버지 김광철(32) 씨는 바짝 긴장해 있었다. 김 씨 가족은 메릴랜드 주의 한 호텔에 묵으며 북한인권주간(22∼28일)에 열린 의회 청문회와 북한 인권참상 전시회 등에 참석해 왔다.

김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백악관 방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언론보도 때문에 방문 계획이 틀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미 양은 28일의 백악관 방문을 ‘큰 나라 대통령을 만난다’는 정도로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다고 김 씨는 전했다.

김 씨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함경북도 회령에서 철도역 시설관리원으로 일할 때의 어려움, 탈북 동기와 탈북 직후의 과정, 중국 공안(경찰)을 피해 다니며 겪은 일을 자세히 설명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우리 가족보다 어렵게 살고 있는 탈북자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을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미 양 가족은 한국을 떠나기 전에 부시 대통령에게 줄 선물 4가지를 마련했다. 2002년 5월 중국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가 공안에 붙잡힐 당시 한미 양이 울고 있는 외신사진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도피생활 당시의 처참한 생활 사진을 액자에 담아 준비했다. 한미 양이 총영사관 진입 때 입었던 솜옷도 가져 왔다. 또 북한 생활을 알리기 위해 인권운동가들이 만든 월간지 ‘좋은 이웃’ 1부도 백악관에 건넬 계획이다.

한편 워싱턴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이 28일 한미 양과 요코타 메구미 가족을 집무실(오벌 오피스)로 초대해 1시간가량 만나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하고 북한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언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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