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의원 '사죄드립니다' 원문

  • 입력 2006년 3월 20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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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드립니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저를 그토록 아껴주신 지역 주민들께도 용서를 빈다.

무엇보다 당사자이신 여기자 분에 대하여는 아무리 술자리에서의 과음상태라 하더라도 저의 큰 잘못과 과오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드려 이 자리를 빌어 진정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지금까지 국민의 공복으로서 그리고 지역 대변자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보좌진들에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우리 공무원들은 월급에 부끄럽지 않게 항상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독려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난 몇주간 제 혼자서 심적인 공황상태를 벗어나보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뼈를 깍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항상 격려해 주셨던 지역 주민들이 떠올랐고, 주말도 없이 일에 묻혀 애비 노릇 한번 제대로 못했던 자식들과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저의 모든 열정과 애정을 다 받쳐 일해왔던 한나라당을 당직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제 스스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평소 함께 일하면서 저를 잘 알고 계시는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 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사실도 들었습니다.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됩니다. 무엇을 위해 일에만 묻혀 살아왔는지 깊은 회한도 듭니다.

제가 60평생 온갖 정성을 다 쏟아 지역과 사회를 위해 쌓아온 공든 탑은 하루 아침에 무너질 지경이 되었으며, 그동안 언론의 보도를 통해 어느새 저는 아주 몹쓸 인간이 됐습니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 눈물로 호소드립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께 한번만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태까지 결코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에 동아일보 기자분들이 검찰에 고발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에 따른 법의 판단을 따르겠습니다. 다만 국민의 공복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왔던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그 때까지만이라도 잠시 유보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여기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여기자 분께서는 시간을 허락하려 주신다면 정중히 다시 사죄토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식점 주인 운운으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모든 분들께 그것은 결코 저의 진심이 아니며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아울러 본인의 부덕으로 동아일보와 기자분 모두에 누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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