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서울시장후보 ‘히든카드’ 있긴있나

  • 입력 2006년 3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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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슨 카드가 있기는 있는 건가?’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외부에서 영입된다는 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영입 대상인 후보가 이번 주 중 가시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한나라당 박계동(朴啓東) 의원은 5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후보 영입이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외부인사 영입작업은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들 대선후보 ‘빅3’와의 교감이 있다는 뉘앙스였다.

그는 이어 “영입 외부인사에게는 경선이 아닌 추대 형식이 적용돼야 한다”며 “영입이 이뤄지면 저는 후보를 사퇴하고 서울시장 선거대책본부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영입 대상 인물에 대해 “새로운 인물은 아니고 지금까지 거론돼 왔던 인물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거론돼 온 서울시장 후보 영입 대상은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 어윤대(魚允大) 고려대 총장, 황영기(黃永基) 우리은행장, 박세일(朴世逸) 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등이다. 최근에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이름도 나왔다.

그러나 박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박 대표는 유정복(劉正福) 비서실장을 통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당내 혼란과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사안으로 (이 같은 발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도 “원내대표가 모르는 인재 영입이 있느냐”며 박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거명되는 영입 대상 인사들도 현재까지 “아는 바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洪準杓), 박진(朴振) 의원과 특히 의원직까지 사퇴한 맹형규(孟亨奎) 전 의원은 크게 반발했다. 홍 의원은 당사에서 박계동 의원과 마주치자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느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이런데도 외부인사 영입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이유는 5월 지방선거에서 특히 서울시장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한두 곳을 내주는 등 적절한 수준의 승패 배분은 오히려 당의 내년 대선 승리에 약이 될 수 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다면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이 시장의 치적으로 평가되는 청계천 복원 사업에서부터 한나라당의 행정능력이 전면 부정되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

더욱이 열린우리당이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할 경우 기존 당내 인사들만의 경쟁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최근 잇따른 당의 악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경선 바람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는 계산이다. ‘수요모임’ 등 소장파와 비주류의 연대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이 각각 최근의 인터뷰와 기자간담회에서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은 끝까지 열려 있다”고 여운을 남긴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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