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신년회견 스케치

  • 입력 2006년 1월 25일 1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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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 25일 청와대 춘추관에는 이른 아침부터 내외신 기자 280여명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회견 예정시각인 오전 10시 정각 춘추관 2층 브리핑 룸에 도착해 수석비서관과 보좌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전 배포된 모두연설문을 낭독한 뒤 질의응답에 들어갔다.

회견에는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과 김병준(金秉準) 정책실장, 권진호(權鎭鎬)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이해찬(李海瓚)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배석하지 않았다.

○…조기숙(趙己淑) 홍보수석의 사회로 진행된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내외신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기 앞서 모두연설을 했다.

노 대통령은 "오늘은 지난 (신년) 연설에서 다 말씀드리지 못했던 내용과 그 이후 제기된 쟁점에 관해 간략히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질문을 받도록 하겠다"며 10분 분량의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다.

앞서 참모진은 18일 노 대통령이 신년연설을 한 만큼 모두연설문을 배포할지를 놓고 고민했으나, 신년연설의 취지가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다는 다수 의견에 따라 연설문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모두연설의 앞부분을 신년연설로 인해 불거진 논쟁을 진화하는데 할애하면서 원고 외 발언까지 해 관심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하고자 한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말한 뒤 "저는 그런 어리석은 일을 할 만큼 용기있는 사람은 아니다"고 원고에 없던 발언까지 했다.

○…노 대통령은 18일 신년연설에 담기지 않은 내용만 모두연설에서 언급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부동산 투기근절 및 투명한 당내 선거에 대해 거듭 의사를 밝히며 강조.

특히 올들어 강남 아파트 값이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불안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 투기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교란하는 일이 없도록 완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내 경선 문제와 관련, 지난 신년연설에서 "당내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초로, 어떤 선거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이날 회견에서는 "당내경선은 모든 공직선거의 기본으로, 불법행위를 근절하는데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언급할 때 '올해 안'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부연 설명을 해 눈길.

노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환수와 관련, 원고에는 '올해 안'이라고 못 박았는데 올해 안에 완결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이 문제는 협의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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