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댓글에 ‘농담 댓글’ 달았다니…“농담한건데” 해명

  • 입력 2005년 1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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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에 기자의 칼럼에 대한 반박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대통령과 댓글을 주고받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기숙(趙己淑)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대통령의 댓글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질까 봐 농담으로 (내가) 다시 댓글을 단 것이 사건을 키웠다”라고 밝혔다. 14일자 한국일보 가판 보도에 따르면 조 수석은 자신의 국제통화기금(IMF) 초청 강연 등을 위한 미국 방문 행적을 비판한 한국일보 K 기자에게 12일 e메일을 보내 이같이 밝혔다는 것.

K 기자가 5일자 칼럼에서 “세미나 등에 미국의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불참해 김이 빠졌다”고 지적한 데 대해 조 수석은 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워싱턴 출장 보고서’란 글을 올려 비판했다. 조 수석은 보고서 뒷부분에서 “모 기자가 칼럼에서 쓴 ’소설’에 관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성의만 있으면 취재할 수 있는 간단한 상황을 가지고 이렇게 몰상식한 칼럼을 쓰는 것이 과연 애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글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잘했어요. 그 소설 가만둘 건가요”라고 댓글을 달았고, 조 수석은 다음 날인 9일 “대통령님 댓글로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 같은 기사에 대해서는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대응할 생각입니다”라는 댓글을 다시 올려 논란이 증폭됐다.

조 수석은 K 기자에게 보낸 e메일에서 “사족으로 단 글이 일파만파 커지게 돼 저는 물론이고 K 기자도 맘고생이 심했으리라 생각한다”며 “그날 세미나는 누가 봐도 성공적이었다.(중략) 그런데 뜻하지 않게 댓글로 사건이 더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어 “소설에서나 나오는 방법은 기회가 닿으면 K 기자와 한번 만나 식사라도 하면서 오해를 풀려는 생각이었다”며 “어쨌든 K 기자도 역으로 비판을 받아보니 마음이 많이 상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정부인사는 부당한 비판에도 무심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말라”며 “큰 그림에서 비판을 하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언론인들이 너무 작은 가지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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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조 수석의 e메일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 메일은 사신(私信) 성격이지만 내용에는 독자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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