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사무총장 후보 반기문 외교장관 급부상

  • 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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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말 선출될 예정인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반기문(潘基文·사진) 외교통상부 장관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반 장관이 개인적 역량과 경력, 다른 나라와의 관계 등 모든 면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 적합하다는 정부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아직 공식적인 결정을 한 상태는 아니지만 사실상 정부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이달 초 외교안보 관련 정부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전했다.

최근 유엔총회에 참석 중이던 반 장관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6자회담 타결을 막후에서 이끌면서 그에 대한 국제 사회의 평가도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는 5년이다.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은 1997년 1월 1일 선출된 뒤 연임하고 있다.

정부는 유엔 사무총장을 대륙별로 순환해서 뽑는 관례에 따라 다음 사무총장은 아시아권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태국과 스리랑카에서 입후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유엔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 선출되며,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P5·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중 한 나라도 반대하면 안 된다. 관례상 P5가 결정하고 유엔총회는 박수로 추인해 왔다.

정부는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P5 전원의 찬성표를 얻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으나 냉전 시기가 지났고 한국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확인해 줄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후보를 조기에 공개할 경우 경쟁 국가들의 견제로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선거운동을 일찍 하는 게 득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반 장관은 2001년 한승수(韓昇洙·전 외교부 장관) 당시 유엔총회 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 밖에 한승수 전 장관,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로 키프로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 한승주(韓昇洲) 전 외교부 장관, 최영진(崔英鎭) 주유엔 대사 등도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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