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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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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단독 대좌 또는 1명 배석이 유력했으나 3명이 배석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오찬은 함께하지 않고 간단한 다과와 차가 준비될 예정이다.
이병완(李炳浣) 대통령비서실장과 유승민(劉承旼) 한나라당 대표비서실장은 회담에 앞서 6일 실무 접촉을 갖고 구체적인 회담 형식과 의제 등을 사전 조율하기로 했다.
○ ‘정치’ 대 ‘정책’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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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5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후 가진 당 3역과의 협의에서 “식사를 같이하게 되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기가 어렵다”고 했다. 오찬을 피해 오후 2시로 시간을 정한 이유다.
이는 회담에 임하는 박 대표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 이번 회담을 식사나 하는 자리보다는 철저하게 국정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공식적인’ 자리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양측에서 정책위의장(정책실장)과 비서실장, 대변인 등 배석자를 3명씩 두기로 한 것도 박 대표의 뜻이라고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전했다. 2003년 10월 노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회동했을 때는 양측 비서실장만 배석했다.
특히 정책위의장을 배석하게 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 노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 등 ‘정치’가 주 의제가 아니라 민생 살리기 등 ‘정책’이 주제가 돼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얘기다.
대변인을 배석하게 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전 대변인은 “대화록 전문의 공개 여부는 청와대 측과 협의한 바 없다. 구체적인 절차나 세부 의제는 6일 실무 접촉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대화의 상대’보다는 ‘국민’을 의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화록이 원문 그대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연정 제의를 하게 된 이유를 진솔하게 설명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대표는 “연정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 입장은 확고하다”며 “개헌 문제도 지금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해 정치 이슈에 대해서는 양측이 대화 내내 평행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회담은 ‘정치’를 들고 나오는 노 대통령에 박 대표가 ‘정책’으로 맞서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배석자 3명씩은 의외”
1일 이 실장이 신임 인사차 박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회담을 전격 제의한 이후 유 실장은 이 실장과 전화로 회담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청와대 측은 내심 6일 회담을 마친 뒤 노 대통령이 해외순방 길에 오르는 8일까지는 순방 준비에 치중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표 측은 회담의 성격상 사전에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유 실장은 “(양측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7일 만나는 게 어떠냐. 의총 분위기도 봐야 한다”고 했고 이 실장이 이에 동의했다는 것.
그러나 회담 시간을 오후 2시로 하고 양측에서 3명씩 배석자를 두기로 한 것은 5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대표 주재의 당 3역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한 뒤 유 실장이 청와대에 전화를 걸어 전하자 이 실장도 “좋다”고 응답했다는 것. 두 사람의 통화 시간은 채 1분도 안 됐다고 한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표 측이 배석자를 3명씩으로 늘린 데 대해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책위의장까지 참석시킬 줄은 몰랐다”며 “너무 수가 많은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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