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에 6자회담 복귀 방침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꼬집었다. “전 조선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주변 나라들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했다”는 말끝에 던진 한마디다.
우연의 일치일까.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날 6자회담 당사국들의 노력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유독’ 일본을 빠뜨렸다. 그는 중국 지도자들과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 얻게 될 이득을 보여 주는 제안을 함으로써 회담 재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매우 활발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우리 입장에서, 러시아는 러시아 입장에서 노력했다”고 말한 뒤 발언을 마무리해 버렸다.
라이스 장관이 각국의 노력을 일일이 열거하려다가 일본을 ‘깜빡’ 잊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의도적인 빠뜨리기’일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 경색된 중일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에서 굳이 일본을 칭찬할 필요가 없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정작 일본 정부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말에 대해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 북한 전문가는 “피랍 일본인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일본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시 전략’을 구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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