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 ‘중대 제안’은 北경제회생 마셜 플랜

  • 입력 2005년 6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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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연합]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연합]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을 때 언급한 ‘중대한 제안’의 핵심 골자는 대규모 에너지 및 식량 지원과 경제특구 개발 등을 통해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는 일종의 북한판 ‘마셜 플랜’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여권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장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핵 포기를 전제로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북한경제를 근본적으로 회생시키는 이 같은 제안을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북한 경제개발의 최대 걸림돌인 에너지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깨고 핵개발을 하는 바람에 미국이 중단한 대북 중유 지원 재개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한 신포 경수로 건설 재개 △전력 지원 등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또 개성공단엔 국내 전력을 지원하되 북한의 나머지 지역엔 러시아의 잉여전력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러시아의 대북 전력지원 문제는 지난해 9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됐으며 러시아는 잉여전력의 매각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또 북한의 송전선 건설에 소요되는 자본을 중국과 일본에서 유치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와 함께 국내에서 남아도는 쌀을 북한에 지원하고 북한의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대규모 농원을 건설해 북한 주민의 농업이민을 실시하는 방안도 전달했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은 나선 자유경제무역지대와 신의주 특별행정구역 등 현재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경제특구의 개발을 활성화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연결해 북한을 동북아의 물류기지로 만드는 방안도 논의했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정 장관이 김 위원장과 경의선 철도의 우선 연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을 이 같은 플랜의 1단계 조치로 보면 된다”며 “정 장관이 29일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중대한 제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을 설명하고 후속조치 등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셜 플랜:

제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화된 유럽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미국의 조지 마셜 국무부 장관이 제창했던 유럽부흥계획을 말한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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