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한 인사는 19일 “김 위원장은 ‘7월에라도 6자회담에 복귀하겠지만 미국과 좀 더 협의를 해 봐야겠다’고 말하면서 대등한 관계 인정과 체제 보장 등 몇 가지를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체제 보장’ 요구는 그동안 미국 행정부가 시사해 온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 의사를 공식적으로 철회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등한 관계’의 의미와 수준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우리도 내부의 여론을 고려해야 하며 6자회담에 복귀할 명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혀 김 위원장이 군부 등 북한 내 대미(對美) 강경파 설득을 위해 미국에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뒤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핵 포기 문제를 논의하자는 뜻을 김 위원장이 밝힌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정부는 정 장관과 김 위원장 간 면담으로 6자회담 재개의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고 판단하고 6자회담 참가국에 주요 인사들을 보내 면담 결과를 설명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라이스 美국무 “北 6者 불참 핑계 만들어”▼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CNN 방송 및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용의를 표명한 것이 북핵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피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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