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무주서 워크숍]“與 이미지는 무능-태만-혼란”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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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네”열린우리당은 30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의원 및 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개혁’ 대 ‘실용’ 노선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였다. 앞줄 왼쪽부터 이미경 상임중앙위원, 정세균 원내대표, 문희상 당 의장, 한명숙 상임중앙위원. 무주=김동주 기자
“속타네”
열린우리당은 30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의원 및 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개혁’ 대 ‘실용’ 노선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였다. 앞줄 왼쪽부터 이미경 상임중앙위원, 정세균 원내대표, 문희상 당 의장, 한명숙 상임중앙위원. 무주=김동주 기자
30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 및 중앙위원 워크숍에서는 4·30 재·보궐선거 패배와 최근의 당 지지도 하락 원인 등을 놓고 강한 비판과 자책이 쏟아졌다.

이날 저녁 워크숍 분임토의에서는 최근 물의를 빚은 동북아시대위원회의 행담도 사업 개입과 관련해 청와대의 각종 자문위원회에 대한 인적 쇄신을 강하게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 지지도 하락의 원인 및 대책=정치 분야 토론의 주제 발표를 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김헌태(金憲泰) 소장은 열린우리당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무능, 태만, 혼란’이라고 지적하고 ‘리더십 부재’와 ‘정책 및 노선 정당 구축 실패’를 지지도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야당의 실수로 열린우리당이 너무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바람에 승리의 절박함을 망각했다”며 “막연한 차기 대선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당초 8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던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파동의 여파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뒤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이어 당의 ‘실용 대 개혁노선’을 둘러싼 정체성 논란에 대해 “실용적이지 않으면 개혁으로 볼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정체성 논쟁을 보수 대 진보 구도로 가져간다면 당이 깨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열린우리당은 지지도 제고를 위해 △국회의원의 24시간 민원 접수 등 순환당직제와 △불법 정치자금의 사회복지재단 기탁 등을 골자로 한 ‘리스타트(Restart) 운동’을 벌일 것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 인적 쇄신 요구=강기정(姜琪正) 의원은 분임토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청와대의 많은 위원회와 보좌진에 대한 인사 쇄신을 강한 톤으로 요구하는 얘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 의혹과 동북아시대위의 행담도 사업 개입 등 각종 의혹사건이 왜 일어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넘어간 데 대한 문제 제기라는 게 강 의원의 설명. 그는 “이런 의혹사건이 발생할 때 당과 정부, 청와대의 위기 대응팀이 즉시 구성돼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일부 의원은 분임토의에서 청와대와 당의 원활한 의사소통 부재를 꼬집으며 대통령과 당 의장의 면담 정례화를 요구했다.

▽경제위기 질타=워크숍에 참석한 한덕수(韓悳洙)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자 일부 의원은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정부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경수(張炅秀) 의원은 “세금이 높고 기름값도 올라 서민들의 불만이 크다”며 “한나라당은 감세정책을 치고 나가는데 왜 우리는 뒷북을 치고 있느냐. 당장 감세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춘진(金椿鎭) 의원도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 체감지수는 아주 낮다”며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해 일자리를 늘리는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 의혹과 관련해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광재(李光宰) 의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달라이라마의 ‘용서’와 성철 스님의 행적이 담긴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고 밝혔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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