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채용 의혹’ 文의장 해명도 거짓?

  • 입력 2005년 5월 18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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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의 해명은 거짓의 의혹이 있으며 이를 입증할 자료가 있다. 필요하다면 공개하겠다.”

특정인의 청와대 채용에 대한 ‘신동아’ 6월호 보도에 대해 문희상 의장이 18일 “악의적 보도로 본인과 당을 음해하려고 한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자, ‘신동아’는 곧바로 자료를 내고 “문 의장의 해명에 거짓의혹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신동아는 문 의장에게 돈과 고급승용차를 제공한 권 전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신동아는 17일 배포된 6월호에서 “문 의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임 중인 2003년 5월 권 모 전 한국청년회의소(JC) 경기지부 회장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으며, 이 무렵 권 전 회장의 아들(당시 32세)을 청와대 4급 공무원으로 발탁했다. 문 의장은 98년 권 전 회장의 아들(당시 27세·무직)을 청와대 5급 직원에 채용시킨 뒤, 국가정보원 6급을 거쳐 다시 청와대 4급으로 발탁했으며 현재는 자신의 국회 보좌관(4급)으로 일하게 하고 있다. 권 전 회장은 2004년 문 의장에게 ‘체어맨’ 승용차를 구입해 제공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가자 문 의장측은 곧바로 반발했다.

문 의장측은 이날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권 전 회장의 아들은 98년 이전부터 문 의장을 수행해왔다. 그는 모 대학을 졸업하고 ROTC로 제대했으며 미국유학까지 한 사람이라 경력이 충분하다”며 “언론중재위원회를 거쳐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동아가 공개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권 전 회장은 “아들은 98년 2월쯤 청와대에 5급으로 들어가기 이전엔 문 의장을 수행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신동아는 “당시 문 의장은 96년 총선에서 낙선하고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수석특별보좌관으로 있었고, 권 전 회장의 아들은 97~98년 사이 어학연수를 위해 1년가량 미국에서 체류하다 중도에 그만두고 귀국했다”며 “문 의장측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신동아가 공개한 권 전 회장과의 관련 인터뷰 전문.

-98년 이전 아드님이 문희상 의장을 수행한 사실이 있습니까.

“아들은 98년 2월쯤 청와대에 5급으로 들어가면서부터 문 의장을 수행해 왔고 국가정보원으로 옮겼다가 2003년 초 청와대에 다시 4급으로 들어가게 됐다. 98년 이전엔 아들은 군대 복무를 마친 뒤 문 의장에게 여러 차례 인사를 간 적은 있으나 문 의장을 수행한 적은 없다.”

-98년 청와대에 들어가기 직전 아드님은 미국에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아드님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습니까.

“아들은 대학교를 마치고 군대를 제대한 뒤 미국에 가서 MBA 과정에 들어가기 위한 전 단계로 어학연수 중이었다. 정확한 기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들은 1년 정도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는데, 98년 정권교체 등의 사정으로 아들을 귀국시켜 청와대에서 5급으로 일하게 했다. 아들은 신원조사 등 2~3개월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청와대에 들어갔다.”

신동아는 또 ‘페이퍼 컴퍼니’인수와 관련해서도 “문 의장 주변 사람들이 모여서 한 일이라 의장 본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문 의장측의 해명에 대해, “주변사람은 바로 문 의장 아들”이라고 밝혔다.

신동아는 이와 관련한 권 전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권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회사를 동원해 부동산을 매입하면 자금을 끌어들이기 쉬울 것 같아 내가 문 의장의 가족회의에 가서 내 회사 명의를 넘겨받으라고 했다. 회사 인수에 대해서 문 의장의 아들과 상의했다. 회사 명의를 넘겨주기 전에 밀린 세금 수천만 원은 내가 내줬다”고 했다.

신동아는 또 대통령 비서실장 재임 중인 2003년 수수한 1억8500만원의 출처와 관련해서도 문 의장의 해명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2003년 11월9일 빚 변제 때 현금 3억5000만원을 Q변호사에게 줘 채권자에게 전해지도록 한 부분에 대한 문 희장의 해명에도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빚 변제 때 현금 3억5000만원을 Q변호사에게 줘 채권자에게 전해지도록 한 이는 아내며 나는 Q변호사에게 직접 건네준 적이 없다. 돈 문제에 관한 한 대부분 아내가 알아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Q변호사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문 의장이 부인과 함께 돈을 들고 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Q변호사의 관련 인터뷰 내용.

-11월9일 3억5000만원을 누구에게 받았습니까.

“그분들에게서 받았죠. 문희상씨와 문희상씨 부인요. 3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여행용 가방에 담아가지고 왔더군요.”

-어디서 돈을 받았나요.

“채권자인 이모 씨 자택 앞에서요. 내 입장에선 그게 클리어 해야 되니까.”

-돈은 문 의장과 문 의장 부인 중 누구에게서 받았나요.

“돈 준 사람이 부인이냐, 남편이냐라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나요. 내가 돈을 갖고 먼저 이씨 집에 들어간 뒤 나중에 문 의장 부부가 들어왔어요. ‘신동아’ 5월호 기사가 나간 뒤 주변에서 나에게 ‘신동아’를 상대로 소송하래요. 문희상씨 쪽에서도 전화가 왔더라고요. ‘네가 제일 열 받는 거 아니냐?’고 그러대요.”

-문 의장과 채권자 이모 씨의 채권채무 관계에 개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양쪽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의에서 중재를 한 것입니다. 문희상 부부는 나름대로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10년 전 10억9000만원을 이씨에게 빌려놓고 한쪽은 잘 나가는데 다른 쪽은 원금도 제대로 받지 못해 약 먹고 혈압 생기게 한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죠. 당시 문 의장 부부에게 ‘아무리 대통령 비서실장이라지만 돈을 갚으면서 이씨에게 사과하라’고 했어요. 문 의장 부부는 이씨 앞에서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어요. 그러나 그 이후에도 문 의장과 이씨는 채권-채무 문제를 합의하지 못해 지금도 양측은 소송 중에 있는 것으로 압니다. 문 의장측이 3억5000만원을 어떻게 조성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돈을 배달한 것이 아니라 선의에서 중재를 해준 것 뿐 입니다.”

한편 문 의장측은 18일 오후 7시께 동아닷컴에 전화를 걸어와 "권 전 회장의 아들은 98년부터 문 의장을 수행해왔다"고 한 전 날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문 의장측은 이날 "보좌진이 오래된 과거 일이라 내용을 잘못 알고 인터뷰 한 것 같다"며 "권 전 회장의 아들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이전엔 문 의장을 수행한 적이 없다"고 정정했다.

▶신동아, "문 의장 해명 시시각각 달라…"

▶문희상, 돈 승용차 준 사업가 아들 청와대 취직시켜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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