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反美로 안보를 날릴 셈인가

  • 입력 2005년 5월 16일 21시 03분


‘패트리엇 기지 폐쇄·미군 철수 광주 전남 공동대책위’가 그제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과 시민단체 회원 등 시위대 3000여 명은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 폐쇄를 요구하며 부대 주위에 둘러쳐진 2중 철조망의 일부를 뜯어내고 부대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어처구니 없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돼 있다. 이는 우리 안보의 가장 취약한 부분에 대한 필수적인 보완이다. 특히 광주기지의 신형 PAC-3 패트리엇 2개 포대 16기는 미군 감축에 따른 전력(戰力)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 11월 긴급 배치됐다. 그런 패트리엇 기지를 폐쇄하라니, 반미(反美) 감정 앞에서는 안보쯤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

우리나라는 지금 국방부의 전력증강 5개년(2006∼2010) 계획에 따라 미국에서 PAC-3 48기(3조4000억 원)를 구입하려다가 돈이 없어 독일에서 중고 PAC-2 48기를 대신 도입해야 할 만큼 어려운 형편이다. 패트리엇 미사일 하나라도 더 얻어 오지는 못할망정 있는 것마저 빼내라니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가. 광주기지의 PAC-3 16기는 값으로 쳐도 1조 원 이상이다.

시위대의 과격 행동이 미국 사회에 비칠 모습도 심히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촛불시위 현장에서 성조기(星條旗)가 찢기고 불태워지는 장면들로 인해 미국 내 반한 감정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격렬 시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한 명의 시위대원도 검거하지 않은 것도 그냥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시위대가 부대 안으로 진입했더라면 사람이 다치는 불상사가 빚어졌을 수도 있다. 주동자를 찾아내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한총련은 다음 달부터 반미·반전 행동주간을 설정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간다고 한다. 나라의 안보 현실을 생각하지 않는 반미 과격시위는 국민의 삶과 세계 속의 한국경제에 불안을 증폭시켜 국익(國益)에 해악을 끼칠 뿐임을 알아야 한다. 국민은 정부의 대응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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