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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4월 21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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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의원들은 손수 서류가방을 들고 지하철을 탄다. 보좌관은 거의 두지 않고 조수만 있다. 직접 법안 검토나 조사활동을 하고 다녀 외부 청탁이나 향응 등 음성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역구 사무실도 없다.”
법사위원들은 정 위원장에게 “그러면 한국 국회의원은 부패했다는 얘기냐”고 따졌다. 열린우리당 최용규(崔龍圭) 의원은 “아이들이 한국 의원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큰 차를 타고 넓은 사무실이 있으면 다 부패 공무원이냐”라고 추궁했다.
최연희(崔鉛熙·한나라당) 법사위원장은 “이런 논리라면 가장 깨끗해야 할 부방위 직원들부터 전철만 타고, 부방위원장부터 먼저 차 버리고 걸어 다녀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물러섰으나 회의장 주변에서는 “의원들이 왜 저렇게 흥분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정 위원장은 이날 1993년 대검 중수부장 재직 시 재산신고 과정에서 ‘재산이 너무 많다’는 비판에 밀려 사표를 낸 ‘아픈 과거’도 되씹어야 했다.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의원은 부방위가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의 위장전입 논란에 의견표명을 하지 않은 것을 따지면서 “물러날 당시 정 위원장의 재산은 홍 대사의 재산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다. 홍 대사도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정 위원장은 “당시에는 법률적 문제 없이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그만뒀지만 지금은 공직자 재산등록제도에 대한 해석이 실체에 가깝게 발전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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