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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4월 13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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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추병직(秋秉直·사진) 건설교통부 장관은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 사건을 추궁하는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의 질의에 20여 차례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권 의원의 질의시간은 불과 20여 분.
추 장관은 이날 “철도청이 지난해 작성한 회의록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바빠서 파악 못했다”며 김을 뺀 뒤 ‘모르겠다’ ‘못봤다’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다’ ‘의원님의 판단에 맡긴다’는 등 각종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권 의원의 힘을 뺐다. 그는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도 “본 적 없다”고 밝혔다. 녹취록 내용은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에 보도된 바 있다.
본회의장 주변에서는 “기가 막힌다”는 한숨 소리와 함께 “진짜 백지상태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보은 인사에 보답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추 장관은 2003년까지 건교부 차관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북 구미을에 출마해 낙선한 뒤 4일 건교부 장관에 임명됐다. ‘모르겠다’고 일관하던 추 장관은 “노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에 간 것은 아느냐”는 권 의원의 질문에는 곧장 “신문에서 봤다”고 답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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