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개혁파 지도부 충돌

  • 입력 2005년 3월 31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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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근혜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4월 임시국회 처리방침과 4.30 재.보궐선거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연합]
31일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근혜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4월 임시국회 처리방침과 4.30 재.보궐선거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연합]
최근 들어 7월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주장해 온 한나라당내 개혁소장파와 당 지도부가 31일 오전 상임운영위원 회의에서 막말을 주고받으며 정면 충돌했다.

이에 따라 '행정도시특별법' 파동 이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한나라당의 내홍이 재점화됐다.

이날 충돌의 발단은 이규택 최고위원이 제공했다.

이 최고위원은 "어떤 의원(정병국 의원을 지칭)이 창당 준비에 버금가는 전당대회를 하지 않으면 함께 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이는 당을 분열하고 분당하려는 것이다. 조기 전대 요구는 사실상 지도부에 대한 탄핵이라고 봐야 한다"며 "조선 말기 일부 소장파들이 갑신정변 한다고 해서 그 후유증으로 결국 조선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직격탄을 던졌다.

이에 소장파인 김희정 의원은 "과거에 왕이 있을 때를 비유하자면 충신과 매국노가 있는데 이는 구분되어야 한다"며 "당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는 차이가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 최고위원은 김 의원의 이 말에 발끈하며 "누가 매국노라는 거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고 있어"라고 고함을 쳤고 김 의원은 "선배들이 이해해주면 당의 발전 방식을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분위기가 뜨거워지자 회의 참석자들은 둘로 쪼개져 서로를 공격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비유가 적절하지 못했으니 사과하라"고 김 의원에게 종용한 반면 평소 침묵을 지켜왔던 원희룡 최고위원은 "갑신정변은 뭐고 삼일천하는 무슨 말이냐"고 이 최고위원을 몰아붙였다.

이같은 논란이 빚어지자 박근혜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정책에 힘을 기울여서 국민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 그런 것을 내놓아야 한다. 당내에서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중진들의 권유에도 김 의원이 이 최고위원에게 사과하지 않자 "사과는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는데 우러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고 김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김 의원은 "발언에는 사과 못하고 이런 상황을 만든데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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