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4·30 재보선 공천 몸살…‘與西野東’ 시끌시끌

  • 입력 2005년 3월 28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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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을 앞둔 여야가 공천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충청권 전략 공천으로 당 정체성 시비에 휩싸이고 있고, 한나라당에선 과열 경쟁의 후유증으로 후보자 재심 요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체성 논란=열린우리당은 논란이 심했던 충남 아산에 17대 총선에서 자민련 간판으로 출마했던 이명수(李明洙) 전 충남 행정부지사를 28일 전략 공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최규성(崔圭成) 당 사무처장은 이날 “충남지역 전체 당원협의회장 16명 중 15명도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낙점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8명의 당의장 후보 중 7명이 이 전 부지사의 공천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한 당직자는 “이 전 부지사의 공천은 충청 신당 바람을 잠재우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부지사와 함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임좌순(任左淳)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다른 용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선거가 결정된 경기 포천-연천의 경우 박선숙(朴仙淑) 환경부 차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으나 본인이 강력히 고사하고 있다. 박 차관은 17대 총선 때도 당의 끈질긴 출마 권유를 고사했다. 경남 김해갑에는 박정규(朴正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권지관(權支官) 전 부산경찰청장, 곽진업(郭鎭業) 전 국세청 차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한나라당, 영남권 공천 몸살=한나라당은 강세지역인 영남권에서 공천 후유증이 심하다. “영남권 공천 티켓은 당선을 보장한다”는 심리 탓에 과열 경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지역에서 당 후보로 확정된 A 씨가 ‘3월 초부터 전화 선거홍보원을 고용해 불법 사전 선거운동을 벌여 왔다’는 주장이 당과 지역 언론사의 홈페이지에 떴다. 다른 경쟁 후보 측이 띄운 것으로 알려진 이 글엔 증인 2명의 연락처까지 적혀 있다. 이를 놓고 일부 공천탈락자들이 재심의를 요청하는 등 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의 유력 후보자는 공천 확정 단계에서 선대의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조선 말 현지에서 활약했던 의병장과 후보자의 선조(先祖)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제보가 당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당 공천심사위는 28일 회의에서 “확인 결과 제보내용의 근거가 없다”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당 공천심사위원회의 표결 결과 12 대 3으로 떨어진 한 탈락자 측은 “당초 여론조사에선 앞섰는데 지역구 의원이 심복을 끈질기게 미는 바람에 떨어졌다”며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한 공천심사위원이 위원직을 사퇴해 공천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이윤성(李允盛) 공천심사위원장은 “공천에 대한 불만은 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19명의 의원과 외부 인사 3명이 참여하고 있어 편파적인 심사는 있을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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