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美국무 방한]짧았던 21시간 ‘바빴던 행보’

  • 입력 2005년 3월 20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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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 낮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함께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라이스 장관과의 일문일답.

―독도와 과거사 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부정적이다. 이런 시점에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공식 지지한 데 대해 의구심이 드는데….

“미국은 지난해 8월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한국처럼 일본과도 좋은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관계로 미국은 수십 년간 경제통상과 군사적 동맹을 유지했다. 21세기는 아이디어의 힘이 끌고 나가는 시대이며 한일 양국도 같은 이념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한미 간에 6자회담과 북-미 양자회담에 대해 이견은 없나.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한반도의 비핵화에 강력히 동의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원하고 있다.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표현한 것은 북한의 분위기 개선 요구에 대한 우회적인 반응인가. 이번 순방이 끝날 때까지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압박조치에 나선다는 보도가 있는데….

“북한이 주권국가라는 것은 사실이며 미국은 회담을 갖길 희망한다. 미국은 이미 반복적으로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략적 선택을 통해 안전보장을 얻어야 한다. 6자회담을 통해 주변국들의 지원과 협조를 받게 되길 바란다.”

이에 앞서 라이스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5분경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화여대 국제학부 학생 10여 명과 간단한 대화를 가진 뒤 곧바로 군용 헬기를 타고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소(TANGO)를 방문했다.

라이스 장관은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 사령관의 브리핑을 받은 뒤 상황실로 가 5분간 즉석연설을 해 200여 명의 양국군 장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강 이남의 모처에 지하벙커로 만들어진 이 지휘소는 라이스 장관의 방문으로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20일 라이스 장관의 지휘소 방문이 한반도에서의 미군의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에 대한 대화 재개 압박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측근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과거 미국 대통령이나 국무장관들이 방한 시 최전방을 찾았던 것과 달리 라이스 장관이 연합사의 핵심시설을 방문한 데는 이제 북핵 문제를 만족할 만한 결론에 이르도록 대화를 시작할 때라는 뜻이 더욱 직접적으로 담겨 있다는 것이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국내 인터넷매체 기자들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치사사건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을 대신해 여중생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미국의 사과를 전해 드린다”며 숙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어 가진 반 장관과의 공식 오찬에서 외국인들이 씁쓸한 맛 때문에 꺼리는 경향이 있는 꿀에 절인 수삼을 거침없이 먹어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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