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中대사 “中, 對北압박 찬성안해 시간갖고 北 설득해야”

  • 입력 2005년 2월 21일 2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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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빈(李濱·사진) 주한 중국대사는 21일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선 북한에 대한 제재보다는 경제협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외교통상부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북한은 경제 상황이 극히 어렵고 특히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경제적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또 “우리는 압박과 제재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문제의 본질을 어렵게 하고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리 대사는 이어 “북한과 미국 간에 50년간 쌓인 불신이 하루아침에 없어지기는 힘들다”며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대해선 “미국이 무엇을 하라고 한다고 해서 한국이 그 말을 듣지 않듯이 북한도 중국의 말을 그대로 듣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그는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에 관한 외무성 성명을 중국에 사전 통보했는지에 대해 “내가 알기로는 사전에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대사는 또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이후에도 북한의 입장이 변화하기 힘들지 않겠느냐. 시간을 두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충청포럼 초청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바람직한 한미관계 정책 추진방향’에 관해 실시한 강연에서 “한국 미국 일본은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미국의 일부 언론이나 학자의 강경발언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관련국들은 (북핵 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과 같은 문제 등은 협의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 상황이 온다면 국민여론을 수렴해 우방과 긴밀히 협조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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