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행정구역 개편 논의, 公論化할 때다

  • 입력 2005년 2월 13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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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여야 의원들이 시-도, 시-군-구, 읍-면-동 3단계로 돼 있는 지방행정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행 체계는 일제(日帝)강점기 때 그 골격이 만들어진 것으로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는 물론 국가발전 전략의 수립과 집행에 더는 맞지 않으므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광역 시-도를 없애고 234개 시-군-구를 60∼70개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한다. 열린우리당도 지방행정체계 개편 결의안을 제출하기 위해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첨단 디지털시대에 지금처럼 다층화(多層化)된 지방행정체계가 맞는지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으로 어디에서건 실시간대로 행정수요를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된 이상 지방행정구역도 이에 맞게 단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행정체계를 한 단계만 줄여도 막대한 국가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국정 우선과제인 지방분권화의 성공을 위해서도 이 문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방분권에 따라 중앙의 권한과 돈을 지방정부에 넘겨준다고 해도 이를 받아서 제대로 소화할 능력이 없다면 무슨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어떤 지방행정체계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란 목표 달성에 가장 유리한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방행정체계 개편 문제는 지방 공무원을 비롯해 많은 당사자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있어서 쉽게 결론이 날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둬서도 안 된다. 여야 일각에서 이 문제가 제기된 지금이 공론화(公論化)할 적기(適期)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어서 거론 자체가 어렵다.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에서 민관(民官) 특별위원회라도 만들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언제까지 입고 있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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