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경기회복 조짐 서민엔 전달 안돼”

  • 입력 2005년 2월 10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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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싸우지 마라.”

설 연휴를 지역구에서 보낸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정쟁 중단, 민생 다걸기(올인)’를 주문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체감 경기를 놓고서는 온도 차가 있었다. 이를 둘러싼 정치권 책임에 대한 해석도 엇갈렸다.

▽“나아지고 있다”=열린우리당 이목희(李穆熙·서울 금천) 의원은 “지역구 내 재래시장 4곳을 돌아보니 ‘좀 나아졌다’는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중진인 장영달(張永達·전북 전주 완산을) 문희상(文喜相·경기 의정부갑) 의원도 “상인들이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영근(安泳根·인천 남을) 의원은 “경기 회복 움직임이 민생 현장에는 잘 전달되지 않는 듯하다”며 “정부 여당에 대해서 ‘더 지켜보겠다’고 판단을 유보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영식(吳泳食·서울 강북갑) 의원은 “경기는 좀 나아졌지만 제발 싸움질 그만두라는 항의성 지적이 빗발쳤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설 연휴 지역구 의원들의 현장 활동 결과를 종합해 조만간 ‘설 민생 탐방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사상 최악이다”=한나라당 김희정(金姬廷·부산 연제) 의원은 지역구 내 10여 개 재래시장을 돌아보기가 민망했다고 한다. 지난해 추석에는 대부분 문을 열었던 재래시장 내 점포 중 태반이 문을 닫고 아예 영업을 포기했다는 것. 김 의원은 “상인들이 별 의욕이 없어 민원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병석(李秉錫·경북 포항북) 의원은 “상인들이 정치권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고 일찍 상경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도 어느 때보다 강했다고 한다. 정종복(鄭鍾福·경북 경주) 의원은 “먹고살기 힘든데 당명 개정 등을 놓고 싸우는 것을 보면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똑같다는 질책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박진(朴振·서울 종로) 의원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 등이 정치권만의 관심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한나라당이 중심을 잡지 못해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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