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열린우리 때리기’…4인회담 결과에 반발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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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국가보안법 처리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4인 대표회담’을 통해 국보법 등 4대 입법의 합의 처리에 의견을 모은 데 대해 민노당은 23일 ‘야합정치의 전형’이라며 열린우리당 때리기에 나섰다.

민노당 천영세(千永世) 의원단대표와 심상정(沈相정) 의원단 수석부대표, 권영길(權永吉) 단병호(段炳浩) 강기갑(姜基甲) 의원 등은 이날 2차 4인 대표회담이 열린 국회 귀빈식당 입구에서 회의장에 들어서려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를 가로막았다.

천 의원단대표는 이 의장의 팔을 강하게 잡아 흔들며 “이게 17대 국회 개혁 정당, 여당의 모습이냐. 여당이 밀실, 야합, 흥정 정치의 구태를 보이고 있다”고 항의했고, 심 수석부대표는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개혁 정당의 딱지를 떼라”고 가세했다.

이 의장과 천 원내대표는 7∼8분간의 실랑이 끝에 어렵게 회의장에 들어섰지만 민노당의 항의는 그치지 않았다. 민노당 의원들은 회의장까지 들어와 “개혁을 실종시키고 입법 질서를 파괴하는 4인 대표회담은 무효”라는 성명을 낭독한 뒤 돌아갔다.

기습을 당한 이 의장은 “거리의 정치 상식은 여기(국회)서 적용되지 않는다. 거리의 정치방식은 밖에서 하고 국회에선 국회의 질서를 따르고 의사표현 방식은 국회법과 관례에 따라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7대 총선에서 진보층 유권자를 흡수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던 양당의 불협화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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