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못낸 참여정부 2년”…정책평가위 盧정부 평가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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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왼쪽)이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2년 정책평가 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노무현 대통령(왼쪽)이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2년 정책평가 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한계로 느꼈던 점은 지역분열 구도 극복에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참여정부 정책평가위원회’(위원장 임혁백·任爀伯 고려대 교수)가 주관한 ‘참여정부 2년 정책평가 보고회’에 참석해 “지역분열 구도는 한국 사회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노력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해 가장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노사정 협약과 같은 사회적 합의모델을 만들고 대화의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여러 한계에 부닥쳐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정경유착, 권언유착, 권력기관 남용 등 사회적 특권구조를 어느 정도 해소한 것은 성과”라며 “권력이 지배하는 권치(權治)에서 법이 지배하는 법치(法治)로 발전해 나가는 데에 참여정부가 나름대로 평가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제 권력기관의 힘이 아니라 국민의 동의에 기초해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새로운 환경인 만큼 국민과 새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책임정부가 되기 위해 분권형 국정운영을 강화하고, 대통령은 정치의 대립각에서 한 발 물러서서 국정을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향후 과제로 성장과 분배의 선(善)순환 구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소득 계층의 양극화 현상을 해결해 가는 동반성장 문제와 능력 있고 개혁적인 정부를 만들기 위해 국가 중추인 관료조직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꼽았다.

이날 보고회에서 정책평가위는 “지난 2년 동안 현 정부의 경제정책 논의가 ‘분배냐 성장이냐, 좌파적 정책이냐 아니냐’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둘러싼 이념 논쟁으로 변질되는 바람에 정작 필요했던 대안적 경제정책이 구체화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책평가위는 정치,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노 대통령의 지시로 10월 19일 3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평가위는 내년 2월 최종 평가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盧대통령 “강신호 전경련회장 존경”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공동주최로 열린 ‘사랑의 열매’ 음악회에 참석해 “기업들 욕을 많이 하지만 대부분은 좋은 기업”이라며 또다시 기업을 예찬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을 향해 “올해 해외에 가는 곳마다 강 회장님을 만났다”며 “정도 좀 들었고,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감사함을 마음으로 느낀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나는 안 할 수 없지만 강 회장님은 안 한다고 해서 월급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나보다 더 열심히 하시더라”며 “전경련 회장 공짜로 하는 줄 알았더니 참으로 존경심이 생겼다”고 치켜세웠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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