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강경파들은 당 지도부의 ‘빅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국회 내에서 농성을 벌였다. 장영달(張永達) 유시민(柳時敏) 의원 등 국보법 연내 처리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4대 입법 연내 처리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자”며 ‘240시간 연속 의총’을 열기로 하고, 이날 오후부터 국회 본청 146호에서 열흘간의 농성에 돌입했다.
강경파들은 한결같이 “한나라당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과의 협상=시간 낭비’라는 인식이 여당 내에 확산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상화 협상시한인 21일 오전까지는 농성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천 원내대표는 이날 밤 서울 시내 모 음식점에서 유인태(柳寅泰) 배기선(裵基善) 장영달 한명숙(韓明淑) 의원을 포함한 당내 지도급 인사들을 긴급히 불러 모아 돌파구를 모색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의 야합을 포기하고, 국보법 폐지를 비롯한 개혁과제 연내 관철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회 본청에서 24시간 시한부 농성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에서도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 간에 미묘한 의견차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김 원내대표는 일부 상임위원회에 등원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선(先) 4대 법안 합의 처리 약속, 후(後) 등원’이란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