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총장 사의반려…여야 움직임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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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 및 청와대의 적극적인 파문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진이 거셀 전망이다.

당장 열린우리당 내에서 국방정책을 맡아온 안영근(安泳根) 제2정조위원장이 이날 사퇴하는 등 여권의 움직임도 급박했다.

전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군 인사 문제 국정조사 검토' 발언을 한지 하루 만에 이뤄진 그의 사퇴는 자칫 정권과 군의 정면대립 양상으로 비쳐질 가능성을 조기 차단하기 위한 당의 적극적인 조치로 보인다.

안 의원이 당 정체성이 걸린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에 대해 당론과 다른 주장을 펴면서도 당직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는 "국방 관련 당직자가 당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너무 앞서가는 발언을 해서 당을 어려운 지경에 빠뜨렸다"는 비판론이 비등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안 의원에 대한 엄중 경고 방침이 정해졌고, 홍재형(洪在馨) 정책위의장은 그를 따로 불러 심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은 "안 의원의 발언은 개인 차원의 의견으로 당에서 일체 논의된 바 없다"고 당 입장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한편 안 의원이 당내 중도 보수 성향을 대변하는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의 핵심으로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당직 사퇴는 향후 4대 입법 등을 둘러싼 당의 노선 갈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 의원은 "사표 제출이 안개모와는 관련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코드개혁'을 문제 삼았다. 남 총장의 사의 표명은 군의 주류 교체를 노린 여권의 움직임에 정면 반발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회 국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박진(朴振) 의원은 "군 검찰이 갑작스럽게 군 장성 비리 조사에 나선 것은 정치 재판이자 표적 수사일 가능성이 크다"며 "남 총장의 사퇴는 군 코드 개혁이 빚은 참사"라고 말했다.

황진하(黃震夏) 의원도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이미 음해성 괴문서로 인사 비리를 조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번엔 그 말을 뒤집었다"며 이번 사건에 깔린 정치적 의도를 거론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박진 의원의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남 총장의 사퇴는 군의 사기 저하가 우려되는 등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라며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추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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