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 “盧대통령이 몰라서 나라 거꾸로 간다” 발언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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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왜 껐나” 항의12일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 앞으로 여야 의원들이 몰려나와 김덕규 부의장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며 뒤엉켜 있다. 이날 본회의 일시 중단사태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대정부질문 도중 마이크가 꺼지는 바람에 벌어졌다. 전영한기자
“마이크 왜 껐나” 항의
12일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 앞으로 여야 의원들이 몰려나와 김덕규 부의장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며 뒤엉켜 있다. 이날 본회의 일시 중단사태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대정부질문 도중 마이크가 꺼지는 바람에 벌어졌다. 전영한기자
12일 국회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사회를 보던 김덕규(金德圭·열린우리당) 부의장이 한나라당 최구식(崔球植) 의원의 질문 도중 마이크를 끈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30여분 동안 회의를 중단한 채 설전을 벌였다.

이날 최 의원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향해 “모르는 게 문제”라며 7분여 동안 질문 없이 발언을 계속하자 김 부의장은 돌연 최 의원에게 “내 말을 들으라”며 마이크를 끄도록 조치했다. 최 의원은 “노 대통령은 이 나라를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선의는 갖고 있지만 나라 일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나름의 관찰 결과 (노 대통령이) 모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마음은 있으나 아는 것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면장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최근 노 대통령을 만나고 온 분들이 대통령이 혼란스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이 역시 (현안 등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 아니냐”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질문을 마치자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 등은 “질문 도중 마이크를 끄는 법이 어디 있느냐” “헌정 초유의 사태다”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 이병석(李秉錫) 의원 등은 단상으로 몰려가 “왜 마이크를 껐느냐”고 항의했고, 항의 도중 임종인(林鍾仁)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까지 몰려나와 본회의장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해졌다.

그 사이 이 의원이 “내려와”라고 고함치는 여당 의원들에게 “어디다 반말하는 거야”라고 받아치는가 하면 “야, 인마” 등 막말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김 부의장이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협의에 따라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소란을 수습했으나 의사진행발언 도중에도 삿대질이 계속됐다.

남 수석부대표는 김 부의장에게 “개인 문제가 아닌 국회 전체의 문제”라며 윤리위원회 제소 검토 의사를 밝히고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이에 김 부의장이 “의사가 매끄럽지 않게 진행된 점 널리 사과드린다”고 한발 물러서 회의가 속개됐다.

또 이날 오후 대정부질문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한나라당 정두언(鄭斗彦) 의원이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의정활동과 교육부장관 재직 중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자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이 다시 마이크를 끄도록 해 5분여 동안 회의가 중단됐다.

이에 남 수석부대표가 다시 단상 앞으로 나가 “의장님 제대로 하세요”라며 항의했고, 김 의장은 “질문을 하지 않고 인신공격성 정치연설을 하면 국회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여야 의원간에 고성이 이어졌다.

결국 김 의장이 “질서를 어기면 퇴장 명령을 내리겠다”고 주의를 준 뒤 회의는 속개됐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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