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광복전 김희선의원 부친은 만주국 경찰 特務”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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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이 보도한 재직증명서에는 ‘가네야마 에이이치(김일련씨의 창씨개명 이름)는 1919년 출생했음. 1945년전까지 위만(만주 괴뢰정부)시대 유하현 공안국 경무과 특무계에서 특무로 근무하였음. 위와 같이 증명함. 2004년 10월 10일’로 적혀 있고 ‘유하현 공안국’ 직인도 찍혀 있다.사진제공 월간조선
월간조선이 보도한 재직증명서에는 ‘가네야마 에이이치(김일련씨의 창씨개명 이름)는 1919년 출생했음. 1945년전까지 위만(만주 괴뢰정부)시대 유하현 공안국 경무과 특무계에서 특무로 근무하였음. 위와 같이 증명함. 2004년 10월 10일’로 적혀 있고 ‘유하현 공안국’ 직인도 찍혀 있다.사진제공 월간조선
자신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주장해 온 열린우리당 김희선(金希宣) 의원의 부친이 광복 전 일제하 만주국 경찰로 근무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17일 발매된 월간조선 11월호가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중국 유하현 공안국 발행 재직증명서 입수’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 의원의 아버지 가네야마 에이이치(金山英一)가 만주국 유하경찰서에서 특무(特務)로 근무한 사실을 10월 8∼13일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며 유하현 공안국이 발급한 재직증명서와 관련자 증언을 공개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가네야마 에이이치는 김 의원의 부친 김일련(金一鍊)씨가 창씨개명한 이름.

재직증명서에는 ‘본 유하현 공안국에 보존돼 있는 문건을 세밀히 조사해 본 바 다음과 같음 : 가네야마 에이이치는 1919년 출생했음. 이 사람은 1945년전까지 위만(僞滿·만주 괴뢰정부)시대 유하현 공안국 경무과 특무계에서 특무로 근무하였음. 위와 같이 증명함. 2004년 10월 10일’이라고 돼 있고 ‘유하현 공안국’이라는 직인이 찍혀 있다.

월간조선은 김일련씨가 가네야마 에이이치란 이름으로 창씨개명했다고 밝힌 김씨의 둘째동생 일건씨의 9월 23일자 ‘일요신문’ 인터뷰 내용도 소개했다. 일건씨는 인터뷰를 통해 김일련씨가 1954년 소련의 베르호얀스크 강제수용소에서 김 의원에게 ‘오영일(吳英一)’이란 이름으로 엽서를 보냈으며 이는 어머니(오병희)의 성과 에이이치(英一)를 합친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 자신도 “오영일은 아버지가 사용했던 가명”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월간조선은 “1992년 발간된 의성 김씨 대동보에도 김일련씨가 기미년(己未年)인 1919년에 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김일련씨와 가네야마 에이이치가 동일인이라고 보도했다.

‘경찰 전사(戰史)’의 저자인 김광섭씨는 “특무는 일제강점기의 일본 비밀경찰인 특별고등경찰과 같다. 특별고등경찰은 독립운동가를 체포하여 민족정신을 말살하는 데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월간조선은 “유하현에는 당시 4, 5명의 조선인 경찰이 있었는데 가네야마라는 조선인 경찰이 한 명 있었다. 가네야마 에이이치는 ‘당코바지’에 긴 경찰도를 찼으며 경찰 정복은 가끔 입고 있었고, 견장에는 별이 두 개 달려 있었다”는 만주 유하현 주민의 증언을 함께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지난달 16일 10월호에서 김학규(金學奎) 장군의 며느리 전봉애씨의 증언 등을 토대로 ‘김일련씨의 만주국 경찰 근무 의혹’을 처음 보도했으며, 김 의원은 곧바로 친척 1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전면 부인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만주국 경찰 특무(特務):

일제 비밀경찰인 특별고등경찰(特高)과 같은 업무. 독립운동가를 체포하여 민족정신을 말살하는 데 앞장.

▼김희선의원 “공문서 조작 의혹”▼

김희선 의원은 17일 월간조선의 보도 내용을 부인하는 성명서를 내고 월간조선에 대해 공문서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월간조선의 공문서 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해 왔던 100년이 넘는 본인 집안의 가계사를 볼 때 월간조선이 발표한 ‘유하현 공안국 명의의 재직증명서’는 전혀 인정할 수 없다”며 “월간조선이 ‘김희선 죽이기’를 위해 공문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증언만을 골라 마치 사실인 양 ‘의혹’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교활하게 왜곡보도를 일삼다 궁지에 몰린 월간조선이 지금 상황에서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공문서 조작 의혹이 드러난다면 월간조선은 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진 폐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먼저 ‘유하현 공안국 명의의 재직증명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월간조선은 유하현 공안국이 어떤 근거에 의해 이 증명서를 발행했는지에 대해 증명해야 할 것이며, 증명서를 발행한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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