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감찰반, 추석前 李시장 車 조사

  • 입력 2004년 10월 1일 18시 41분


추석을 앞둔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 산하 기동감찰반이 서울시 감사관실에 이명박 서울시장의 차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시는 수도이전 반대집회 지원을 놓고 이 시장과 정부 여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때여서 시 일각에선 ‘표적 감찰’ 의도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1일 “지난달 23일 오전 ‘조금 전 이 시장 차에 선물이 가득 실리는 것을 봤다’는 익명의 전화제보가 들어와 서울시 감사관실에 연락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 감사관실 직원들이 즉각 이 시장의 차 트렁크를 열어본 결과 수행비서와 운전기사가 시 직장협의회에서 추석선물을 받은 참치세트 4개를 넣어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일반직 공무원은 암행감사반이 직접 조사하지만 이 시장의 경우 자치단체장임을 고려해 시 감사관에게 조사를 의뢰했다”며 “추석을 맞아 공직기강 점검 차원에서 진행한 정상적인 감찰활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중앙정부 감찰부서에서 광역단체장의 차를 열어 보라는 등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설령 표적 감찰 의도가 없었다 해도 조사를 당한 입장에선 압박을 받는 듯한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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