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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25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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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는 사업밑천이 바닥나 희망이 없어 보일 무렵 그럴듯한 동업자를 찾아냈다. 그리곤 얼마 안가 동업자를 밀어내고 홀로 나서 대박을 터뜨렸다. 그 뒤부터 사위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위 주변에서 처가 사람들이 어려울 때 팔 걷고 도와주지 않고 다른 사윗감 찾으러 다녔다는 불평이 흘러 나왔다. 사위는 종국에 영락한 문패로는 큰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며 처가를 떠났다. 집 나간 사위는 밑천을 ‘올인’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이젠 남의 사위가 돼 옛 처가의 빚을 갚아 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비유가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민주당과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의 관계가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싶다. 민주당은 대통령선거 빚 때문에 국고보조금을 압류당해 당직자 월급도 못 주는 형편이다. 도의적으로 보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책임져야 할 빚이다. 한때 노무현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노 대통령과 열린당은 돈 떼먹고 잠이 옵니까’라는 피켓을 들고 청와대 앞에 서 있는 모습은 비감(悲感)해 보이기도 하고 코미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민주당이 펼쳐 보이는 부채장부는 실제보다 부풀려진 감이 있다. 노 후보를 위한 5차례의 당보 제작비, 대선 공약집 제작 발송비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당사 임차료까지 계산에 넣은 것은 떼쓰기 같다. 민주당을 박차고 나가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만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겠지만 조용히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민주당에도 집 나갈 데릴사위를 고른 책임이 있지 않은가.
황호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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