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의장 “박 대표, 장외집회 선동”

  • 입력 2004년 9월 10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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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11일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저지하기 위한 장외집회 등 강경투쟁 방침을 밝힌데 대해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국보법 폐지에 따른 안보불안감을 장외집회를 통해 선동하고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열려 중요한 법안들을 논의해야하고 국민들은 여러가지로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럴 때 야당이 대화를 기피하거나장외집회를 부추기는 그런 자세는 책임있는 야당으로서 답답한 일"이라며 "빨리 정상 상태로 돌아오길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장은 또 "박 대표가 장외집회를 자꾸 부추기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면서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날 때는 어떤 마음으로 만났는지,지금 장외집회를 선동하는 심경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얘기해 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이 제안한 TV공개토론에 대해 "이미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이전에 제안한 바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야당이) 응해온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밖에서 하지 말고 안에서 하자"고 말했다.

▼이부영의장 “냉전상징 국보법 없애야 北보다 우위에 설것”▼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10일 “국가보안법 폐지는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노동당규약 폐지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게 하는 근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광주 비엔날레 개막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한 국력의 격차는 이미 경쟁이 의미가 없는 상태로 벌어졌다”며 “냉전체제의 상징인 국보법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체계를 통해 대한민국이 결정적 우위에 서게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의 발언은 국보법 폐지 후 북한에 대해서도 조선노동당 규약과 형법 개정 등의 조치를 요구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반도에 신 데탕트 시대를 여는 동시에 안보 불안을 느끼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국보법을 폐기하고 대신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형법을 강화하기로 당론을 결정했다”며 “9월 말까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안보의 무장해제’ 발언에 대해 이 의장은 “무작정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선동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며 사실을 왜곡한 발언”이라며 “흔들리고 불안한 것은 냉전 수구세력의 기득권이고 대한민국은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원로들의 시국선언과 관련해 “그분들이 현역에서 활동했던 냉전시대의 잣대로 오늘의 시대를 재단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 의장은 국립5·18묘지를 방문해 방명록에 ‘5·18 영령들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민주평화통일 조국을 꼭 이끌어 내겠다는 결의를 밝힌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80%가 지지하는 국보법 존치 입장을 ‘시대착오적 사생결단식 자세’라고 폄훼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지침을 복창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광주=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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