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 前의장 “솔직하지 못했지만 거짓말쟁이는 아니다”

  • 입력 2004년 8월 19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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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9일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 잔재 청산과 민족정기 회복을 위해 당 의장 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9일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 잔재 청산과 민족정기 회복을 위해 당 의장 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김경제기자
“선친 관련 보도를 처음 접한 후 지금까지 3일은 제 평생 겪어보지 못한 가장 무겁고 심각한 고뇌의 시간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영등포 당사 기자실에서 가진 사퇴 회견에서 부친의 친일행적 의혹 보도 이후 겪었던 고뇌를 담담히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저도 충격이고 아직 전부를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회견의 상당 부분을 ‘거짓말 의혹’에 대한 해명에 쏟았다.

그는 “보도를 접하기까지 20년 전에 돌아가신 부친의 일제강점기 행적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 누가 말해 준 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아는 사실만이라도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던 점은 저의 모자람이라고 인정합니다만, 그렇다고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선친이 일본군에 종사했다는 사실 자체가 늘 마음의 부담으로 있었다”면서 “제 몸에 붙은 흠결이라면야 공인으로서 그 무엇이라도 먼저 밝혔겠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아버지 일이라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 말미에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참느라 회견문 낭독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그는 회견 직후 전북 익산시의 부친 묘소에 가 참배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이부영 신임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문희상(文喜相) 유인태(柳寅泰) 장영달(張永達) 의원 등 중진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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