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체성 논쟁' 잘한거야, 못한거야?

  • 입력 2004년 8월 10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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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국가 정체성 논란' 이후 대폭 하락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가 최근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8백명을 대상으로 정기 전화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7.1%는 "박 대표가 잘하고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박 대표의 대중 지지도는 같은 기관이 조사한 5월의 67.1%, 6월의 64.7%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반면 "박 대표가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5.6%를 기록, 지난 5월의 15.6% 및 6월의 17.1%보다 두 배 이상 많아졌다.

또 응답자의 50.5%는 '노무현(盧武鉉) 정권이 국가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는 박 대표의 주장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한다"는 응답은 40.1%였다.

▲한길리서치 조사땐 54.6%가 "정체성 공격 잘한 것"

R&R의 이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 4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와는 크게 대조적인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1~2일 전국 만 20세 이상의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6%는 "박 대표가 먼저 제기한 '국가 정체성' 공격은 잘한 것"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또 한길리서치의 설문 조사 결과에선 "박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응답은 14.1%에 그쳤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20.4%였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어떤 문항을 제시하고,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는 크게 달라보일 수 있다"며 "노 대통령 지지도 경우에도 5점 척도를 사용했을 땐 20.4%지만, 사점 척도를 사용하면 32.7%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국민들 사이에 '정쟁'이란 인식 퍼진 것으로 보여"

이번 조사를 담당한 R&R의 신중식 연구원은 "한길리서치 조사 이후 며칠 사이에 달라진 여론의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박근혜 대표의 '정체성 공세'에 대해 여권이 맞대응하면서 '정쟁'이란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퍼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R&R의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 지지도는 35.1%(사점 척도 기준)로, 한 달전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盧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57.9%로 지난달과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정당 선호도에선 '무당파(無黨派)'가 3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25.1%와 24.4%를 기록, 오차 범위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민주노동당은 13.8%, 민주당은 3.0%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1.3%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했다"고 평가한 반면, "잘못했다"는 응답은 12.6%에 불과했다.

이번 여론 조사의 표본오차 범위는 신뢰수준 95%에 ±3.46%P이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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