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노회찬의원님! 입조심하십시오"

  • 입력 2004년 8월 9일 15시 42분


코멘트
노회찬의원님!

열린 우리당 정청래 의원입니다. 참고로 저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중 민주노동당에 애정을 갖고 있는 의원 중 한명입니다. 그 이유를 여기서 구구절절히 적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몇가지 궁금한점이 있어서 여기에 적겠습니다.

1.노회찬의원님은 민주노동당 의원이시면서 어떻게 열린우리당 사정을 저보다도 잘아십니까?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바라는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이라고 했습니다. 이 일부가 몇 명인지 밝혀주시고 몇 명까지 일부인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노회찬의원님의 다음의 논리가 성립합니다.

2.그리고 '위장폐지'라니요. 공당의 국회의원으로 하나의 헌법기관으로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옛날 '위장취업'이야 나름대로 사정이 있고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제도권 정당에 들어오셨는데 옛날 어투는 이제 가려서 하셔야지요. '위장폐지' 그것도 모자라 '음모'라니요. 공당의 국회의원들의 진정성과 명예를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 겁니까? 혹 이러한 마구잡이식 막말이 혹 열린우리당 동료의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는 생각치 않으십니까? 치기어린 선명성과 개혁성을 혼동하지는 않으셨습니까? 언제까지이렇게 좌충우돌하실겁니까?

3. 저는 국가 보안법이 일제시대 독립군을 때려잡던 치안유지법을 모태로 하고 있고 지난 반세기 동안 정통성이 취약한 정권을 유지하는 방패수단으로 국가보안법이 악용되어 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보법 완전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의원처럼 이미 현재도 다른법으로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반민주 악법이자 반인권적 악법을 역사속에서 청산하는 신성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수구냉전세력들은 이러한 국보법 폐지움직임을 국가정체성혼란이라며 선동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이 일치단결해도 어려운 판에 왠 편가르기입니까? 민주노동당이 당론으로 폐지입장을 정한다 해도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 추진의원 1/4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식으로 하면 국보법폐지를 위해 노력하는 국회의원들의 결집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그 결집방식 참으로 독특하시군요.

4.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을 '국내외의 시선을 의식해서' 라구요. 우리당 의원들의 국가보안법의 폐지 움직임의 진정성을 그렇게 폄하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국가보안법을 시류에 편승해 인기나 좀 얻자고 폐지를 주장하는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 가운데에는 민주노동당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국회의원이 다수 있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이야말로 뜬금없이 갑자기 왜 국가보안법 폐지 운운하십니까? 민주노동당이 언제부터 국가보안법 폐지에 노심초사했는지와 언제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에 존경심을 표했는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노회찬의원님! 그런식으로 말하면 행복하십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면 민주노동당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십니까?

5. 민주노동당이 언제부터 그렇게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섰다고 누구나 다 아는 상식수준의 말씀을 그리 길게 하시면서 심성고약하게도 열린우리당 흠집내기를 하십니까? 노회찬의원께서 인식하시는 국보법의 폐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고 열린우리당 국보법 폐지추진의원들 역시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상식수준의 말로 마치 민주노동당 노회찬의원님만이 국보법폐지에 대한 의욕이 넘치는 걸로 언론앞에서 너무 자랑하시는 것 아닙니까? 노의원님 열심히 하시는거 다 알고 있으니 너무 그러지 마시고 국보법 폐지운동에 함께 합시다.

6.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은 당은 달라도 저 개인적으로는 기쁨이었습니다. 노회찬의원님의 말처럼 삼겹살 불판을 갈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불판을 가는 투쟁방향이 아닙니다. 민주노동당도 엄연한 제도권 정당입니다. 합리적이어야하고 상식적이어야 합니다. 그러하기에 민주노동당도 7월 15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과 국회운영에 관한 공조를 위해 대중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비밀각서를 교환하지 않았습니까? 등원전에 한나라당 남경필의원 이름밑에, 같은 종이안에 사인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 아닙니까? 노회찬의원님! 저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선의의 개혁과 진보경쟁을 하는 우당이라고 믿고싶습니다. 서로 그럴려면 룰과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와 반민주, 개혁과 반개혁, 진보와 수구, 통일과 반통일, 미래와 과거,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 분배정의와 개발독재의 전선에서 주공격 대상인 한나라당을 앞에 두고 열린우리당을 때려 선명성과 개혁성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유혹은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열린우리당을 때리면 민주노동당 지지율 좀 올라갑니까?

아니면 조선일보 강연건으로 실추된 개혁성을 만회하려고

안간힘을 엉뚱하게 쓰시는 겁니까?

저는 현 17대 개혁의회의 리트머스 시험지는 언론개혁에 대한

입장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언론개혁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영화'넘버3'에 나오는 명대사입니다.

재털이로 흥한 사람 재털이로 망한다.

말에 기름칠한다고 다 윤기나는 말은 아닙니다.

'말로 흥하면 말로 망한다'는 말과 비슷한 뜻이니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2004년 8월 8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정청래 드림

피에스:오늘 하신 말씀들 예의주시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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