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철회" 민노당 의원.대표 병원신세

  • 입력 2004년 8월 4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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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철회를 주장하며 단식과 시위를 이어가던 민주노동당 의원 및 대표, 최고위원 등이 속속 병원으로 실려가고 있다.

단식농성 중이던 김혜경 대표가 지난달 30일 긴급 이송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역시 단식 중이던 김미희, 이영희, 최규엽 최고위원이 입원했다.

또 3일 저녁에는 광화문에서 파병철회 시위를 벌이던 이영순 의원이 경찰 방패에 맞아 일시적인 실신 상태를 보인 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단식 농성전부터 혈압 이상 판정을 받은 김혜경 대표는 혈압약 대신 죽염과 효소 등을 섭취하며 8일 동안 단식을 계속해왔다.

김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며 “91년 3월 관악구 의원을 지낼 때 한 달 동안 단식한 적도 있다”며 기염을 토했으나 30일 농성장을 찾은 의료진으로부터 “혈당치가 너무 떨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김 대표는 건강 회복이 더딘 상태여서 이번 주말까지 검사 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병인 당뇨로 인해 단식 전부터 주변의 걱정을 샀던 이영희 최고위원과 김미희, 최규엽 최고위원도 혈당치가 떨어져 입원했으며 특히 최규엽 최고위원은 간수치까지 높은 상태다.

한편 민노당과 함께 단식농성을 벌여온 파병철회국민행동의 한상열 대표와 박석운 집행위원장도 3일 혈당치가 떨어지면서 병원에 입원했다.

또 3일 파병철회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방패에 맞아 실신, 입원한 이영순 의원은 얼굴과 목 부위에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진단됐다.

병원측은 “뒤로 넘어지면서 목 디스크의 가능성이 있어 정밀진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이영순 의원 폭행 사태에 대해 “이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임을 수차례 밝혔고, 경찰도 이미 종로경찰서 정보과 여경을 경호 인력으로 배정하는 등 이 의원의 신분을 인지한 상태였다”며 “국회의원에 대한 경찰의 폭행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자 사실상 '헌법기관에 대한 경찰테러'”라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국회의장에게 국회 차원의 조치를 요청하고 국무총리를 만나 재발방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은 4일 “경찰측의 해명도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총리가 민주노동당과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총리 면담을 거절했다.

이같은 수난 속에서도 민노당은 ‘파병철회’의 원칙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노당은 4일 대변인 논평을 내고 “의원들이 국회에서 농성을 해도,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해도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은 굴욕외교를 강행했다”며 “김혜경 대표는 병상에서도 파병철회를 철군투쟁으로 이어갈 것이고, 최고위원들도 철군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 동아닷컴기자 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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