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신기남-김한길의 공통점은?

  • 입력 2004년 8월 3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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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총리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 김한길 의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세 사람 모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동갑내기'라는 점이다.

3일 오전, 열린우리당 기획자문회의에선 '느닷없이' 박근혜 대표의 나이가 화두에 올랐다. 포문을 연 사람은 장영달 의원.

장 의원은 "유신 독재는 (5.16 군사 쿠데타에 이어) 헌법 질서를 거듭 짓밟은 사건"이라며 "당시 박근혜 대표는, 연세가 이해찬 총리와 동갑이시니, 어린 나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는 1952년생, '70학번'이다. 따라서 유신 헌법이 공포된 1972년엔 대학교 3학년생으로, 충분히 사회 의식을 가질 수 있던 나이였다는 게 장 의원의 주장이다.

장 의원은 "이 총리 같은 분들은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유린하는 유신독재, 유신헌법에 반대해 민주화 운동을 했다"며 "(박 대표가) 그때 아버님에게 적어도 '유신독재 같은 일은 안해야 된다'고 한마디 정도 했다는 근거나 흔적이 있다면 면피가 될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러나 "박 대표는 전혀 그런 행적 없이 '아버님 잘하십니다. 유신독재는 구국을 위한 행동입니다'란 행동만 주로 하셨다"며 "그런 분이 나서서 정체성 운운하는 것은 대표적인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신기남 의장은 "저도 동갑이다. 제가 똑똑히 봤다"며 거들고 나섰다.

신 의장은 "1972년 10월 17일인가, 제 생일 다음날이었다"며 "헌법이 정지되고 모든 것이 정지된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유신 헌법' 발표 당시를 회고했다.

신 의장은 "법대생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유신은 5.16쿠데타보다 오히려 상위에 가는 헌정질서 유린"이라고 비판했다.

세 번째로 나선 박근혜 대표의 '동갑내기'는 김한길 의원.

김 의원은 "저도 박 대표와 동갑"이라며 MBC에서 '김한길과 사람들'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만난 박근혜 대표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김 의원은 "그때 '박근혜씨와 저는 동갑인데 같은 세월을 살기는 했지만 아주 다른 세월을 살기도 했다. 박근혜씨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는 동안, 저는 긴급조치로 감옥에 가 있는 아버지를 면회 다니면서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었다."며 "당시 박근혜 출연자께서 대단히 언짢아 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러자 신 의장은 "김한길 의원의 에피소드가 참 의미심장하다"며 "화해하자는데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정치권도 그런 것 같다"고 현 정치상황을 언급했다.

신 의장은 이어 "박근혜 대표께서 직접 약속했던 5.3대표 협약의 충실한 이행이 있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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