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재논의 주장은 타작끝난 껍데기 또 타작하자는 격”

  • 입력 2004년 7월 18일 18시 54분


노무현 대통령은 제헌절 56주년 기념일인 17일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을 방문해 당면 현안 등에 대해 발언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의장 공관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 의장이 노 대통령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 유지담(柳志潭)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노 대통령은 수도 이전 논란과 관련해 “(국회에서 통과된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 논의를 또 하자는 것은 타작이 다 끝난 마당에 껍데기를 또 타작하자는 격”이라며 “수도권 과밀화가 이대로 진행되면 서민들은 절대 수도권에 집을 살 수 없다”고 밝혔다고 배석한 김기만(金基萬) 국회의장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유 선관위원장이 “기득권 누리는 사람들 중 대통령에게 악담하고 ‘임기를 마칠 수 있겠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하자 “나와 열린우리당 사람들에 대해 ‘근본이 안 되는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말들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사법개혁 추진과 관련해 최 대법원장이 “획기적 변화가 올 가능성이 크니 정치권도 인내심을 갖고 우리에게 맡겨 달라”고 말하자 “밥그릇을 놓지 않을 것 같았던 사법부가 변화하겠다고 하면 분위기가 확 바뀔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3시간 반 동안 포도주와 복분자주를 곁들여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노무현 대통령(왼쪽)이 제헌절인 17일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는 김원기 국회의장이 노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 최종영 대법원장, 유지담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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