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서해 NLL 침범…경고사격 받고 퇴각

  • 입력 2004년 7월 14일 2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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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비정 1척이 14일 오후 4시47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1.3km가량 침범했다가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14분 만에 퇴각했다.

어선이 아닌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한 것은 지난달 15일 서해상 남북 함정간 핫라인(국제상선공통망 사용)이 가동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북한 경비정은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우리 해군의 4차례 교신에 한번도 응답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해군 초계함은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오려고 하자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귀함은 NLL 쪽으로 접근 중이다. 즉각 북상하라”고 경고했으며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온 직후 “즉각 북상하지 않으면 경고사격 하겠다”는 내용의 추가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북한 경비정은 우리 초계함의 11km 거리까지 접근하는 등 남하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우리 초계함은 76mm 함포 2발을 경고용으로 발사했다. 북한 경비정은 경고사격을 받자 곧바로 북상했다.

합참은 당시 북측 해상 쪽에 중국 어선 4척이 조업하고 있었던 점에 비춰 북한 경비정이 불법조업 단속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NLL을 침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국제상선공통망의 유효 교신거리가 14km이기 때문에 북한 경비정이 우리의 경고방송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경고방송에 응답하면서 퇴각할 경우 NLL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응답을 안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반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혁신 국제박람회’에 참석해 해양경찰청 광역해상지휘 시스템을 둘러본 뒤 서해 NLL 백령도 해상에 있는 경비함정의 남상욱 경정과 직접 화상통화를 하고 “지금 특별한 상황은 없느냐”고 물었으나 남 경정은 “특별한 상황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해경측은 “당시엔 해경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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