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北의 핵포기 약속 먼저"에 합의

  • 입력 2004년 6월 9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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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8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많은 혜택을 받을 것이며 핵 포기를 입증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낮 G8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에서 75분 동안 회담을 갖고 북한은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핵 포기를 약속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백악관 고위 관리가 밝혔다.

이 관리는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을 지난해 9월 회담과 비교해 설명했다"면서 "고이즈미 총리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좀 더 인식하고 있음을 감지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김 위원장의 인식 변화는 "대부분 분위기상 그랬다는 것"이라며 "두 정상은 북한이 실제로 입장을 바꿀 준비가 돼 있는지 시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다음 6자회담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북한은 과거에도 종종 '우리는 핵무기를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에 가져야만 한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이번에는 김정일이 (직접)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G8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가진 외신기자단 회견에서 지난달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이 목표는 비핵화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핵프로그램 동결은 검증과 함께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리는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고이즈미 총리도 동의했다"고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입장은 미국이 북한과 양자협상에 들어갈 경우 다른 모든 지렛대는 포기하는 셈인데 이는 미국이 가져갈 것은 군사적 옵션이기 때문이고 이는 나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미사일 위협, 납치자 등 3대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는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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