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총리 후보에 이헌재-전윤철-오명

  • 입력 2004년 6월 7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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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규(金爀珪) 총리' 카드가 무산되면서 여권 내에서는 대안 후보군으로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 오명(吳明) 과학기술부 장관 등 3명이 거론되고 있다.

7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인사들은 새 총리 후보자의 기준으로 △당 쪽 인사는 아니며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검증에 하자가 없는 인물이라는 3가지를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주요 개혁과제에 전념하기 위해 내각의 일상적인 국정운영을 상당부분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관료 출신을 총리로 기용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해 10월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한 전 원장이 유력한 후보 중 한명으로 검토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전 원장이 감사원장 일을 잘 하고 있는데 빼낼 수 있겠느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 원장을 총리 후보로 지명할 경우 감사원장 후임자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새로 거쳐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전 원장에게 총리직을 제의했으나, 고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부총리 카드 역시 4개월 만에 새로 경제팀장을 인선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경제 총리-경제 부총리' 라인이 오히려 '옥상옥(屋上屋)'과 같아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오 장관의 경우는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로 승격시키면서 국가과학기술체계를 새로 정립해야 할 과제가 주어져 있어 역시 빼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노 대통령의 한 핵심측근은 최근 "오 장관의 경우 1, 2년 정도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기술분야의 새로운 토대를 세우도록 한 뒤 집권 중, 후반기에 총리로 기용할 수 있다는 게 노 대통령의 복안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측의 의견이 어떻게 모아질지도 변수 중의 하나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당 쪽의 요청도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의원도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 같은데, 당에서 복수로 추천하면 논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여성 총리'라는 참신성을 내세워 한명숙(韓明淑) 의원을 거론하고 있으나, 아이디어 차원일 뿐 대세는 아닌 듯하다.

한편 한나라당은 '김혁규 총리' 카드가 무산된 데 대해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다음 총리는 국민 통합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은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새 총리 후보를 빠른 시간 안에 지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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