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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6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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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회의를 마친 뒤 점심식사를 하려던 일정을 바꿔 점심식사도 거른 채 오후 1시35분까지 전체회의 및 실무회의를 계속했다. 이후 40분간 각자 내부회의를 가진 뒤 오후 2시15분부터 4시10분까지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양측은 회담이 끝난 뒤 점심식사를 같이 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주요 의제였던 서해상의 우발적 무력충돌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엔 결국 합의하지 못했다.
이날 남측은 박정화 해군 준장(합동참모본부 작전차장), 북측은 안익산 해군 소장(남측 준장에 해당·인민무력부 정책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왔다. 양측이 해군 장성을 수석대표로 한 것도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회담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는 컸다.
남측이 제안한 △남북 서해 함대사령부간 직통전화 개설 △서해상 남북 군함간 공동주파수 사용 등의 방안은 1999년 12차 유엔사-북한군간 판문점 장성급회담에서 유엔사측을 통해 내놓았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북측은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할 수 없다며 그 대신 서해상에 새로운 선을 그어 그 선 내에 남북 양측 경비정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자는 ‘서해 5도 통항질서’ 방안을 제시했다. 또 “6·15공동선언과 군사합의 이행에서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적 주장만 되풀이했다.
정부가 추가로 기대했던 장성급회담의 정례화와 제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 합의는 이날 회담을 주도한 준장급 대표로는 논의하기 어려운 과제였다.
북측은 또 남측의 대북 확성기와 전광판의 제거를 ‘절박한 과제’라며 들고 나와 다음 달 3일 설악산에서 열릴 2차 회담의 전망을 다소 어둡게 했다.
국방부 문성묵 남북회담운영과장(육군 대령)은 “공동보도문을 만드는 것은 하루 회담으론 촉박했다”며 “하지만 북측도 곧바로 다음주에 2차 회담을 여는 데 합의한 만큼 다음 회담에선 더욱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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