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T "北의 우라늄 판매에 한국은 침묵하나"

  • 입력 2004년 5월 26일 15시 03분


북한이 리비아에 핵무기용 우라늄을 판매했다는 소식은 미국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한국에서는 이 뉴스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등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간 인식의 괴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북한과 평화 유지하는 데 장래 걸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관한 금지선을 넘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한국은 한반도의 평화 유지에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5개 주요 일간지들이 북한이 암시장을 통해 리비아에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우라늄을 판매한 의혹이 있다는 기사는 2면에 배치한 채 남북 장성급 회담에 더욱 비중을 뒀다고 지적하고 이 역시 한미간 인식의 차이를 나타내는 사례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국민의 절반이 비무장지대로부터 110㎞ 이내에 거주하고 있고 경제의 70%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대북정책은 '평화공존'이라고 전하면서 "우리의 경제 및 안보상황에서 평화를 수호하면서 평화를 건설하는 이중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정세현 통일부장관의 말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에서 위협에 시달린 탈북자들의 대북 비판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의 대표 김성민씨의 말을 인용해 "요즘 북한을 비판하는 언론이 하나도 없으며 남한 사람들은 북한이 내세운 '한민족'이라는 말에 속아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최근 한국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무죄라고 판결한 것 역시 변화의 징표"라면서 "여론조사에서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북한과 북한의 핵개발을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일본의 교도(共同)통신이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유화적인 대북 접근법에 우려를 갖고 있으며 파키스탄 핵개발의 주역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연루된 국제 핵무기 암시장 관련 정보가 한국을 통해 북한에 유출될 것을 우려해 한국과는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한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