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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6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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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북일정상회담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는 '부시'였던 것 같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북일정상회담의 뒷얘기를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가 핵개발 포기를 설득하자 김 위원장은 "부시는 우리 나라를 '악의 축'이라고 부르며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가 최종 목표지만 미국이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이상 우리는 핵 억지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이즈미 총리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한 리비아의 사례를 거론하자 "리비아는 핵을 갖고 있지 않다. 리비아와 우리는 다르다"고 말했다. "핵 개발을 동결한다면 검증은 당연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도 평화적 해결을 희망한다"면서 "선진7개국(G7)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우려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25일 "북한이 '납치 피해자의 가족은 외무장관이나 그 외의 다른 사람이 오더라도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내가 간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재방북이 사실상 북한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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